멘토 칼럼 : 추석 때의 친척 방문, 수험생도 동행해야 할까?
- 001.png [File Size:1.07MB]
- 002.png [File Size:505.6KB]
- 003.png [File Size:510.8KB]
- 004.png [File Size:507.5KB]
- 005.png [File Size:506.7KB]
- 006.png [File Size:505.4KB]
- 007.png [File Size:505.8KB]
- 008.png [File Size:535.5KB]
간혹 수험생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에 갈등이 발생하고는 합니다.
보통 추석에는 조부모님이나 여러 친척과 만날 일이 있기 마련인데요,
수험생도 대동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갈등입니다.
그래도 명절이니 친척들 얼굴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수험생에게 그런 시간 여유가 어디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 모두 주장에 일리가 있기는 합니다.
친척들과 보내는 시간은 보통 하루, 길어야 이틀 정도일 텐데
겨우 이틀이 수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도 있고,
또 공부를 위해 무조건 인간 관계를 희생해야 하는지는 분명 숙고해볼 문제입니다.
반면 추석 즈음에 고3이라면 수능이 굉장히 가까운 시점이고,
고1이나 고2라 하더라도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고작 며칠 공부를 안 할 뿐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는 시각에도 근거가 굉장히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참 난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추석 때 수험생도 친척들을 방문해야 하는지에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한 가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시라고 충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친척들을 방문하는 대신 공부를 하든 말든,
지금 수험생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수의 수험생들을 명절 때 친척들을 보기보다는 혼자서 공부하겠다고 말합니다.
자녀가 이런 말을 꺼낼 때, 평소 공부를 강조해왔을
부모님들로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차마 강요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본인이 수험생이든 학부모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로 학생이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친척들을 보지 않겠다는 건가요?
사실 더 큰 바람이 있어서 친척들을 보는 대신 공부를 하겠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아무리 태만해 보일지라도, 대다수의 수험생들은 공부를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낍니다.
이 압박감은 보는 눈이 있을 때 더 신이 나기 마련이고요.
그런데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학생의 말을 믿고, 학교도 가지 않는 연휴 중에
부모님이 하루나 이틀 동안 집을 비워준다면 어떨까요?
얼마나 편한 마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시간을 쓸 수 있겠습니까.
수험생도 사람이고, 휴식이나 기분 전환이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수험 생활은 긴장의 연속이니 휴식이나 기분 전환이 더더욱 간절하겠지요.
그러니 쉬고 싶다거나 놀고 싶다는 마음 자체를 책망할 생각은 없고,
실제로 며칠 정도 쉬거나 놀더라도 그것이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쉬거나 놀기 위해 공부를 하겠다는 말을 핑계로 사용하는 일은 옳지 못합니다.
지금 추석 때 공부를 하겠다는 핑계로 홀로 쉬거나 놀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 관해서,
사실 저로서는 걱정이 됩니다. 마음이 갈라져 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해 이는 거짓말을 한 것인데, 이렇다면 평소 공부를 하는 중이라고 말하거나
혹은 공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도 실질적인 공부는 하고 있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더라도 마음은 교재가 아닌 다른 곳에 가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올바른 마음가짐 없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차라리 공부도, 친척 방문도 하기 싫으니 혼자서 놀고 싶다고 말합시다.
이러한 태도로 생활할 때 연휴가 아닌 시기에도 정직하게 집중하며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