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고 출신 선배가 말해주는 고등학교 공부의 모든 것!
안녕하세요, 대진고 출신 연세대 치과대학 멘토 김지훈입니다. 보통 ‘공부법’이라고 말한다면 학습전략을 의미할 수도 있고, 과목별 공부의 세세한 팁을 의미할 수도, 혹은 공부 일반에 대한 조언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 되었든, 모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공부법들은 각자 처해있는 환경에 따라 변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직관적으로 학생이 처한 가장 일차적인 환경이란 곧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대진고 입학을 준비하는 예비 고1 학생들부터, 과목별 공부법, 대진고에서의 입시 전략, 그리고 공부 일반에 대해 가져야 하는 태도까지, 제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과학중점고등학교의 특성을 잘 파악한 예비 고1의 학습전략
곧 중학교 졸업을 앞둔 예비 고1 학생이 대진고에 진학하고 싶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조심스럽지만 수학과 과학은 선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행을 하지 않고 좋은 대학교에 진학한 친구도 있었지만, 그 친구는 바른 생활의 표본으로 이미 중학교 때부터 공부 습관이 잘 형성된 친구였습니다. 대진고에 진학하는 학생 중 대다수는 미적분까지 선행학습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수1과 수2, 고2 정도까지의 과정을 포괄하는 선행학습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습관이 바르게 잡혀있지 않은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수학을 처음 배우면 따라가기는커녕 뒤쳐지기 십상인 까닭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선행학습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공부의 기본기, 학습에 임하는 태도입니다.
과학의 경우에는 수학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저는 물리1과 화학1, 생명1은 끝낸 뒤 입학했는데, 대진고의 과학 교과과정은 일반고 정규 과정을 이미 2학년 때 마치고 3학년 때는 대학 물리를 배우는 등 소화해야 하는 학습량이 상당합니다. 그러니 물리1과 화학1 정도는 중학교 때 미리 준비해야 대진고에서의 학업을 따라가기가 수월한 것입니다. 과학 내신 문제는 수능과 크게 다르지 않게 출제되므로 학내 고사를 준비할 때는 이를 수능 대비와 병행하실 것을 권합니다. 물리의 역학과 화학의 양적 관리 등 영역에서 출제되는, 소위 킬러 문제라 불리는 고난도의 수능형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개념의 완벽한 숙지가 필요하고, 저는 중학교 때 선행 학습한 개념을 바탕으로 평가원 기출 문제를 거듭 풀며 내신에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구과학이나 생물은 암기 과목처럼 공부할 수 있으니 대진고 입학을 앞둔 예비 고1 학생이라면 물리와 화학을 학습의 우선순위에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대진고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대진고의 학내 고사에서 출제되는 문제의 유형도 궁금하실 겁니다. 풀이과정을 상세히 적어야 하는 서술형 문제를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은데, 대진고 수학 시험은 주관식 문제의 비중이 60%에 달하는 까닭에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국어나 영어 등 타 교과에 비해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서술형 대비에 거창한 방법이 있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암기법을 토대로 꼼꼼하게, 더욱 꼼꼼하게 대비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한편, 배운 내용을 남에게 설명해야 하는 상황을 상정하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이 또한 서술형 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진고 내신 고득점을 위한 팁 - 계획과 점검으로 전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라
제가 어렵게 얻어낸 내신 고득점의 비결을 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야간자율학습을 언급해야 합니다. 제 소개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야자 1반의 분위기로부터 저는 큰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심리적으로 도움을 받은 것만은 아닙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절대적 공부량을 채워야 하며, 이는 자기주도학습 중에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공부량이란 수업을 듣는 것과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이는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야간자율학습을 통해 상당히 오랜 시간 자기주도학습을 하며 절대적으로 많은 공부량을 달성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제가 고득점을 얻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래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것 외에도 이 자기주도학습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보통 저는 야간자율학습 전날, 다음날 공부할 과목의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보통 매일 3과목 정도를 중요도에 따라 분류했던 듯합니다.
‘과목별 중요도’ 라는 말부터가 참 애매한 말처럼 보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 이 과정을 점검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중간중간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과목별 시험 범위를 백지에 써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습관들은 결과적으로 3년 동안 내신을 대비하는 동안 꾸준하게 지켰던 좋은 습관이 되었습니다. 내신은 결국 특정 과목에 치우치는 것보다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과목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부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진고 국어 내신의 비법- 암기 과목처럼 접근하되, 적극적으로 참조자료를 찾아 나서라
국어 내신은 일종의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모의고사와 달리, 정해진 시험 범위가 있고 다들 알고 있는 지문 내에서만 시험이 출제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과서와 학교에서 나누어 주는 자료의 내용을 충실히 외울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교과서나 프린트 속 설명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만일 이를 확실히 이해할 수 없다면 외우는 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막상 시험에서 공부한 내용을 활용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저도 수업 자료의 모든 내용을 온전히 스스로 소화하지 못하는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고로 저는 인터넷에서 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자료들을 모았습니다. 가령 「청산별곡」을 배운다면 그 창작 연대와 사회적 맥락을 조사했고, 이를 통해 본문 이해를 심화했습니다. 요즘은 학원에서 올려 두는 무료 자료도 많기에 필요한 내용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정돈된 자료를 찾아 보충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은 암기 자체에 도움이 되기도 했고, 머릿속의 지식을 시험에 빠르고 정확하게 적용하는 능력도 키워주었습니다. 이후 입수한 자료들을 세세하게 노트에 정리하여 외우니 국어 내신 성적은 비약적 향상되었습니다.
대진고 영어 내신의 비법 - 교과서를 꼼꼼히, 매일 조금씩 외워라
영어 내신은 관련 자료를 찾기도 쉽지 않아서, 교과서에 집중하여 외우는 것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범위를 한 번에 외우려다 하다 보니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한꺼번에 외우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공부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외워지게 하자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매일 배운 지문에서 빈칸을 몇 개씩 뚫어두고 내용을 암기하는 복습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나중에는 단어를 넘어 문장 단위로 빈칸이 있어도 쉽게 외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한 번에 외우려고 한다면 금방 지치고 포기하게 됩니다. 차근차근 복습하고 공부한 내용을 쌓아가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위와 같이 공부하니, 다른 친구들은 서술형 문제에서 감점이 많았는데 저는 오히려 서술형 덕에 등수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빈칸 공부법으로 본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쓸 수 있게 대비했으니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대진고 수학 내신의 비법 - 오답 노트와 반복 학습으로 절대적 공부량을 채워라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수학은 선행학습이 어느 정도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행학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뻔한 말처럼 보이지만, 오답 노트와 반복 학습입니다. 이미 개념을 어느 정도 학습한 상태라면 문제를 풀고 그 과정을 점검하는 작업을 거칩니다. 순서를 짚어가며 그 과정에서 논리적 오류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모든 문제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복기하며 공부했습니다. 문제집은 하이퍼를 가장 많이 반복했고 블랙라벨, 일품, 자이스토리, 미플 등 시험 한 번에 총 6권의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처음에는 6권의 문제집을 쌓아두고 어떻게 이 많은 양을 공부할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운 내용을 하루하루 꾸준히 복습하는 습관이 만들어지니, 티끌 모아 태산이 되듯 절대적인 공부량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중점고등학교에 맞는 대학입시전형을 선택하는 전략
저는 “활동 우수형” 전형으로 연세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해당 전형으로는 보통 특목고 출신 지원자들이 많이 합격하는데, 대진고가 과학 중점 학교이기에 서류평가에서 유리한 면이 있었으리라고 추측합니다. 교내 동아리 활동을 하며 물리 실험이나 뇌파 실험 등 다양한 과학 관련 활동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그것이 생활기록부에 잘 녹아든 것이 서류합격에 큰 기여를 했을 것입니다. 대학 교수님이 직접 방문하셔서 동아리 면접을 진행할 정도로 대진고가 과학을 중시하는 점을 적극 활용하여, 상설 동아리를 만들거나 영재학급 소속으로 여러 활동을 벌였던 것 등이 활동 우수형 전형 서류를 준비할 수 있었던 토대였습니다.
입시 면접은 과학문제 풀이였습니다. 물리와 생명, 지구과학 등 과학의 여러 갈래를 한 번에 물어보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에서 과학 과목을 열심히 배우고 익힌 덕분에, 면접에 크게 문제없이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흔히들 의대나 치대 등을 가기 위해서는 생명 관련 비교과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명에 초점을 둔 활동을 하는 것보다 내신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내신 성적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비교과 활동에 에너지를 쏟아도 입시에는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안정적인 내신 성적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면, 관심 분야에 대한 진정성을 드러낼 활동을 선택하면 됩니다. 가령 저는 융합 과제 프로젝트를 하나 기획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내신과 수능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준비를 했고, 교내 경시대회에서 수상하는 것을 중점으로 두며 비교과를 준비했습니다.
대진고 출신 멘토의 조언:
최상위권의 비법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대진고는 과학중점학교입니다. 수학과 과학 교과수업이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학생들이 원하면 추가적인 수학, 과학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습니다. 이렇듯 수학, 과학과 관련하여 활동 및 생활기록부 작성의 이점이 있으니 수시 입시 전형에 유리한 학교입니다.
수시 진학에 유리한 학교라는 것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많은 학교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도 입학 후 처음으로 시험을 준비할 때, 내신 준비가 부담스럽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저는 스스로 만든 공부법을 통해 내신 평점 1점 중반대로 연세대학교 치의예과에 수시합격했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고등학교에 다니며 소위 SKY 및 주요 수도권 대학, 그리고 치대 의대 한의대 등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전교 1등을 할 생각을 해야 합니다. 혹은 학교 특성에 따라 공부를 잘하는 학교라 하더라도 최소한 최상위권에는 들어야 할 것입니다.
고로 세세하게 공부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국어 시간에 이광수의 『무정』을 배운다면 교과서에는 이광수의 생몰년도 적혀 있을 것입니다. 생몰년이 그 자체로 국어 교과에서 중요하지는 않으나, 대다수 학생은 이광수의 생몰년이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는 것 자체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사실 이광수의 생몰년을 알거나 모르는 것은 성적에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 그다지 시험에 주되게 출제될만한 내용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광수의 생몰년을 교과서에서 본 일을 기억에 남기는 꼼꼼한 태도는 전반적인 성적을 결정합니다. 실제로 저는 고등학교에서 공부할 때 당시의 전교 1등 학생과 장난삼아 교과서에 나오는 사소한 정보 등을 서로 묻곤 했습니다. 애초에 물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교과서를 상세하게 읽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 태도야말로 상위권과 하위권을 나누는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제 멘토링의 목적은 우선 학생이 꼼꼼하게 공부하는 공부 습관을 잡아주는 일입니다. 엄밀히 말해, 어디까지 세세하게 공부해야 하느냐는 질문은 틀린 질문입니다. 볼 수 있으면 최대한 보는 것이지, 시험 출제자도 아닌 학생이 어디까지 공부를 해야 하냐고 따질 까닭이 없습니다. 학생은 자신의 배움에 스스로 한계를 지우지 말아야 합니다. 당장에 최상위권을 목표로 하거나 전교 1등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배움에 한계를 짓는 일은 성취를 스스로 제한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더 빨리,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학습법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 효율성에 박차를 가하는 멘토입니다.
김지훈 공부습관 멘토: http://www.mentor.or.kr/board_tHBb60/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