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학기 중간고사 망쳐도 수시 진학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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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아마 본인이 이번 중간고사를 망쳤거나, 아니면 고1인 자제분의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걱정스러운 상황일 것입니다. 2024학년도 기준 수도권 대학들은 60% 이상의 학생들을 수시로 선발할 계획이니 수시를 등한시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내신 성적이 우수하지 않으면 수시 지원 시 결과를 장담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고1 첫 중간고사를 망쳤으니, 차라리 수시 진학을 포기하고 정시 지원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을까요? 학생도, 학부모도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입니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망쳐도 수시 진학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단적으로 대답을 하자면, 가능합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P양도 성공했으니 말입니다. 일반고를 다니던 P양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3점대의 성적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수시를 통해 자신이 원하던 대로 흔히 특정 줄임말로 불리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P양은 아직 대입에 자기소개서가 반영되던 세대에 속했기 때문에 금년 3월자로 고1이 된 학생들과 경우가 다르지 않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일견 그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P양의 경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저희의 판단입니다. 왜냐하면, P양이 자기소개서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었던 것은 학업 영역에서의 성장이었으며 이 성장의 지표는 고1 1학기 기말고사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한 내신 성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금년 기준 수시 모집의 85% 정도는 생활기록부 위주 전형으로 이루어지는데, 생활기록부는 이름 그대로 한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기록한 것입니다. 고로 저희는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망쳤다 하더라도 이후 내신 성적을 올리고, 그 내신 성적을 어떻게 올렸으며 그 과정에서 학생이 어떻게 성장했는지가 생기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면 한 번의 시험 성적이 나빴다고 한들 수시 대입의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말입니다.
다만 덧붙여야 하는 단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시에서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내신 성적입니다. 달리 말해 저희는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나쁜 학생이 대입 수시에서 원하는 결과를 거두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지 그것이 쉬우리라고 호언장담하지는 않겠습니다. 1학년 1학기에 한 번 나쁜 성적을 받았을 때 그것을 만회할 방도가 있다고 해서 이미 받은 성적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닌 까닭입니다.
또 한 가지,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망친 학생에게 다음 시험부터 극적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역시나 무조건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만, 단언하건대 몹시 어려운 일입니다. 이번에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은 안 그래도 우수한 자질이 있는 학생인데 자신의 등수를 지키기 위해 더욱 학업에 매진할 것이고, 나쁜 성적을 받은 학생 중에도 한 번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행 제도상 상대평가로 성적을 평가하는 내신고사에서는, 이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들여 몇 배의 성과를 내야만 가까스로 이번 중간고사보다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는 다른 어려움도 뒤따르게 됩니다.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노력하면, 노력이 될까요? 대관절 이게 무슨 물음이냐고 반문하고 싶으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노력해도 쉽지 않은 것이 노력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은 자기 나름대로는 열심히 공부하려는 열의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중간고사를 망쳤으니 더더욱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노력을 들이는 일조차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일단 학생이 책상 앞에 앉았다고 칩시다. 문제집을 펼칩니다. 문제집을 풀다 보니, 3번째 문제부터 문제가 안 풀리기 시작합니다. 나름대로 고민합니다. 그래도 문제는 풀리지 않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습서를 펼칩니다. 눈으로 멍하니 읽었는데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이 없습니다. 그때 핸드폰이 울리고 친구의 연락이 옵니다. 잠시 머리도 식힐 겸 핸드폰을 봅니다. 저녁도 먹고, 배도 부르고, 잠깐 눈도 붙입니다. 이내 밤이 늦었으니 잘 시간입니다. 이렇게 몇 주가 반복되면 다시 기말고사가 찾아옵니다.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무엇을 열심히 했는지는 잘 모르겠는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잔인한 말이겠으나 실질적으로 노력을 했다고는 볼 수 없는 시간입니다.
저희의 경험상, 공부습관 멘토링이 빛을 발하는 것은 이 지점에서입니다. 학생과 멘토가 1대1로 계속 함께 앉아 공부의 습관을 잡아주며, 자신도 모르는 새 학생이 허비했던 시간들을 모두 찾아내 온전히 공부에 할애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또 공부를 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는 대신 정말로 공부를 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멘토링의 목표입니다.
결국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망쳤는데, 수시 진학이 가능할까요? 가능은 합니다만, 매우 어렵습니다. 노력을 많이 해도 될동말동한데 노력을 하는 일 자체마저 낯설고 어려우니까요. 노력은 습관에서 나오는데, 습관은 하루아침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습관을 형성하지 못하기에―아울러 스스로 공부습관을 형성하는 데 성공한 학생이라면 아마 고1 중간고사를 망치지 않았을 것이기에―외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다소 냉엄하게 들릴 수 있는 소리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혼자서, 혹은 사교육 등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오직 타율적인 태도로 공부를 해온 끝에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지 않는데 결과가 변화하지 않기를 기대하기란 난망한 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