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멘토의 비문학 공부법 - 문장 간 관계 파악
안녕하세요, 김지형 멘토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비문학 공부를 하며 지문의 의도와 구조를 어떻게 파악하는지 말씀드렸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여러 비문학 지문 및 문제를 보시되, 제가 현재 대상으로 하고 있는 4-5등급 수준의 학생들은 당장 문제 하나를 맞히는 것보다 수능이나 모의고사에서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 비문학 실력을 키운다는 마음으로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앞서 지문의 의도와 구조를 파악하는 단계를 완료하셨다면, 이제는 각 문장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더 자세하게 분석할 차례입니다. 이때 무작정 머릿속으로 문장간 관계를 알아보겠다고 하면 막막할 수 있으므로, 다소 도식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아직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방법을 활용할 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역접 접속사에 세모 표시를 하고 뒤 문장에 밑줄을 친다
: 역접이란 구문에서 앞의 사태와 뒤의 사태가 반대되거나 불일치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앞말과 뒷말이 따로 노는 경우를 말한다고 쉽게 이해하셔도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봄이 왔다’와 ‘봄 같지 않다’라는 두 문장이 있다고 했을 때, 앞에서는 봄이 왔다고 했는데 봄이 봄 같지 않다니 두 문장의 사태가 서로 들어맞지 않죠? 이러한 관계가 바로 역접입니다.
이때, 역접 관계인 두 문장이 그대로 붙어 있으면 그 연결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 문장이 역접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 바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사용되는 것이 역접 접속사입니다. 예컨대 ‘그러나’, ‘하지만’, ‘반면’ 등이 있어요.
역접 접속사에 세모 표시를 하고 그 뒤에 있는 문장에 밑줄을 치라 하는 까닭은 서술되는 내용이 바로 이곳에서 뒤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더욱 주의해서 읽어야겠죠. 또 더 실용적으로 말해보자면, 그렇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문제가 출제될 확률이 큽니다.
2. 물음표 뒤 내용을 주시한다
: 왜 물음표 뒤 내용에 주목해야 하냐고요? 자, 여러분은 방금 제 질문을 보셨습니다. 당연하지만, 앞의 질문에 뒤따를 내용은 물음표 이후의 내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겠죠. 그런데 보세요. 질문을 했을 뿐인데 여러분은 이후의 내용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즉, 비문학 지문에서 질문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무언가를 물어보는 일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특정 내용으로 독자를 이끄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
기억하셔야 하는 것은, 비문학 지문이 독자에게 어떠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대화와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대화에서의 질문과 마찬가지로, 글에서의 수사학적 질문은 독자의 흥미를 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굳이 독자의 흥미를 끌어내려 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 질문 뒤에 본문이 주로 말하고자 하는 바, 즉 핵심 주제나 중요한 내용이 나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물음표 뒤의 내용은 밑줄을 치며 읽도록 합니다.
3. 특정한 서술 방식, 혹은 특정한 문제 유형 출제를 드러내는 표현들에 주목한다
: 역시나 비문학 독해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접근법입니다. 나중에는 스스로 지문의 구조를 분석하고 또 지문을 읽으며 문제가 출제될 법한 대목을 가려낼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그런 역량이 충분하지 못한 수험생들의 경우 이하 내용을 머릿속에 넣고 있으면 비문학이 이전보다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다만”-예외
“필수적으로”-조건 문제 출제
“만일/가령”-예시
“차례로”-순서 지정. 통시적 서술 유형 문제 출제.
“바로”-과정 설명 지문에서 중요한 내용일 확률 높음
“여러”-개수 파악
“모든”-범위 지정. 특수 상황.
“항상”-조건.
위 단어들이 본문에서 나온다면 꼭 따로 표시를 해두시고 해당 단어가 나오는 부분에 의식적으로 방점을 둔 채 본문을 읽어나가는 것이 유용합니다.
4. 과정이나 개념을 설명하는 지문은 도식화하라
: 도식화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글에서, 국어 모의고사 성적이 4-5등급인 학생들은 국어 어휘도 부족할 공산이 크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현재 그러한 학생이 제 글을 읽고 있다고 할 때 도식화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설령 학생 본인은 도식화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상 그 생각이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고로 도식화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도식화가 무엇인지에 관해 짤막한 문장을 글로 적어 보세요. 쓸 수 없을 시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위 경우에 해당하는 분들을 위해 『표준국어대사전』을 인용하자면, 도식화란 “사물의 구조, 관계, 변화 상태 따위를 그림이나 양식으로 만듦”을 뜻합니다. 이제 제가 문장간 관계 분석을 다루는 이 글에서 왜 도식화를 거론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림이나 양식을 통해 본문의 구조, 각 문장 사이의 관계를 시각화할 수 있다면, 말만 할 때보다 더 효과적으로 기억에 남기 마련입니다.
참고로 ‘도식화’의 式은 형식의 ‘식’과 일치하는 글자입니다. 그러니 비문학 지문을 도식화할 때는 무턱대고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일정한 형식 혹은 양식을 갖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목표하길 바랍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니 일단은 이미지화 또는 시각화 정도의 생각으로 접근해도 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어떠한 양식의 그림이 지문의 구조와 문장간 관계를 더 잘 드러내는지 고민하는 사이에 비문학 지문 분석 능력이 성장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이번 단계까지 지문 분석을 마치고 다음 단계에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비문학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멘토 김지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