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세상을 이끄는 천재의 7단계 독서법》
7단계 독서법: 선택이 아닌, 필수
유튜브에서 독서법에 관한 영상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이끄는 천재의 7단계 독서법〉(https://youtu.be/WjatZwYJ7zI)이라는 이름으로 게재된 이 영상을 보고 느낀 우리의 감상은, '이거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였습니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 옳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영상에서 제시한, 그리고 우리가 소개할 7단계 독서법은 선택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하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1. 어려운 책을 읽기 전에 해설서를 읽어라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잠언과 추상적인 비유로 가득한 책이라 고등학교 2학년이 이해하기에 너무나도 난해한 책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책을 집어던지는 대신,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찬국 교수님이 집필하신 〈초인수업〉을 읽습니다. 니체의 철학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 책이었고, 난해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문장들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해둔 책이었습니다. 학생은 해설서를 읽고 다시금 원전 읽기에 도전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일이지만, 훗날 이 학생은 박찬국 교수님의 지도학생이 됩니다.
2. 이해가 안 되더라도 빠르게 통독하라
해설서를 본다고 당연히 원전을 읽어 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플라톤이나 마르크스, 애덤 스미스와 같이 인류 역사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의 책의 경우, 문장 하나 하나에 대해 개별적인 논문이 있을 정도로, 그들이 가진 통찰은 엄청납니다. 이 학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적당히 밑줄을 그으면서 '아, 이게 해설서에서 말한 내용이구나' 하고 넘어가지만, 해설서에서 언급되지 않은 부분들은 거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읽어나가는 것을 멈추지 않고, 일단 책을 끝까지 읽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데도 책을 붙들고 있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위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라고 말할 때는, 중간에 납득이 잘 안 되거나 수긍하기 어려운 말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말을 하는 취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사용합니다. 책도 마찬가지로, 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있더라도, 일단 끝까지 읽어내어서 전체적인 논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빠르게 통독했다면 지금부터 2회 정독하라
빠르게 통독하여 책의 전체적인 논지를 이해했다면 책에 등장하는 세부 논리 전개를 이해해야 합니다. 통독의 과정이 책이 '무엇을' 주장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면, 정독의 과정에서는 그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주장하는지, 그것을 '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정독의 과정은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이면서 동시에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입니다. 통독과는 달리 정독을 하는 과정에서는 책의 구절 하나하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사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그 학생도, 구절 하나하나에 밑줄을 그어가며 책의 내용을 세세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수백, 수천 년 간 읽혀온 원전을 고작 몇 번 읽어서 완전히 통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학생은 텍스트를 읽는 것 자체에 훈련이 되어갑니다.
4. 2회 정독을 마친 후에 주요 구문을 필사하라
필사를 하는 것은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다만, 단순히 책의 텍스트를 받아 적는 의미에서의 필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필사를 해야 합니다. 정독을 통해 책의 맥락과 논리 전개 방식을 파악했으면, 글쓴이의 논리의 핵심이 되는 부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글쓴이가 논리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전제하고 있는 것들이나, 쟁점이 되는 부분들을 한번 적어보는 것입니다. 손으로 적는 것도 좋고, 타자를 쳐서 적는 것도 좋습니다. 필사를 하는 이유는, 내가 이해한 바를 나름대로 표현해보는 것입니다. 지식이 최종적으로 습득이 되고 사용된다는 것은, 이해한 바가 나의 언어로 표현된다는 것입니다. 필사 단계에서는 아직 그 단계가 아닐지라도, 책의 저자의 언어를 따라가는 과정입니다. 정독을 하면서도 놓칠 수 있는 주요 구문들에 대해 곱씹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5. 관련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읽어나가라
5번부터는 책 한 권에 국한되는 독서법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작업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학문 분야가 있고, 그 안에서도 많은 이론들과 주장들이 있습니다. 1~4단계의 과정을 밟으며 극복해낸 고전도 그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어떤 맥락에서는 해당 분야의 중심을 꿰뚫고 있는 이론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지식의 저변을 넓히고 생각을 날카롭게 가다듬기 위함입니다. 책 한 권을 읽기 위해 앞선 네 단계를 밟아왔다면, 우리의 지식과 생각은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할 정도로 예리해져있을 것입니다.
6. 토론하며 남에게 가르쳐라
이제 어떤 주제나 분야에 대해 어느정도 통찰력을 가졌으니, 남과 대화를 하면서 해당 주제에 대한 이해를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남을 가르치는 것은 최고의 공부법이라고들 합니다. 남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그 분야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선행되어 있어야 할뿐만 아니라, 그것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을 가르치다보면 내가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내가 이해하고 있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개념들에 대해서도, 남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근본적인 부분부터 설명을 해야 합니다. 이른바 상대방으로 하여금 '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남과 토론을 통해서 해당 주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 봄으로써, 더 높은 수준의 이해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7. 글쓰기는 독서법과 공부의 완성
글쓰기는 어떤 주제에 대한 최상급의 이해가 동반되어야만 가능한 활동입니다. 단순히 남을 가르치고, 주장을 주고받을 뿐인 대화나 토론과는 달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납득이 가능한 논리를 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오해가 생기면 즉시 바로잡을 수 있는 대화와는 달리, 글은 일단 모호하게 작성하면 독자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켜 주장의 설득력을 떨언트립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해당 주제에 대한 이해도 풍부해야겠지만, 상대방에게 어떻게 더 잘 전달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내 생각의 체계를 정리해보아야 하고, 어떤 구조로 표현을 해야 상대방이 단박에 납득이 될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좋은 글을 써내는 것은 공부의 완성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비단 독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각종 시험에서도, 그 형식이 다를 뿐 출제자가 궁극적으로 수험자에게 요구하는 바는, 이러한 생각의 체계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 입시와 같은 시험에서도, 최종적으로 면접이나 논술 시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시험 점수만으로 표현되지 않는, 생각의 밀도를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정리하자면, 1~4단계는 어려운 주제의 책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글에서는 고전을 예로 들면서 설명을 했는데, 사실은 교과서가 됐든 문제집이 됐든 모든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5~7단계는 극복한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더 나아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입니다. 이 7단계 독서법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팁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인문학 공부의 이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인문학은 어떤 의미에서, 모든 인간이 처음으로 하는 고민들에 대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죽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왜 사는 걸까' '가치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따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와 별개로, 이런 질문들에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우리는 책 한 권을 읽고 공부를 그만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각하는 힘과 방법을 기르는 것은 공부의 길에 있어 중요한 일입니다.
두 번째로, 표현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입력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오히려, 소화되지 못하는 지식의 입력은 시간의 낭비를 가져오곤 합니다. 그리고 또한 모든 지식은 그냥 알고, 이해하기 위함 뿐만이 아니라, 적절히 표현하기 위함입니다. 지식을 얻어나가는 과정에서도, 우리가 이를 적절히 표현해나가는 것이, 실제로 이해를 공고히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WjatZwYJ7zI, 책갈피, 《세상을 이끄는 천재의 7단계 독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