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성적’으로 이야기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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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공부에서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보통 ‘공부 잘하는 애’라고 하면, 흔히들 전교 1등, 높은 성적을 받는 학생을 상상하지만, 실은 성적은 공부의 결과일 뿐입니다. 요리를 하는 것으로 비유하겠습니다. 장을 보고, 식재료를 손질하고, 간을 맞추고, 불 조절을 하고, 설거지를 하는 과정까지를 요리라고 본다면, 완성된 음식은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요리의 과정에서는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적은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되, 공부의 과정에서 보면 작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고깃국을 끓이려고 하는데 소금을 한 주먹씩 때려넣는다면, 완성된 고깃국은 분명히 맛이 없을 것입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외로 학생이 공부하는 것만 지켜보고 있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님들은 학생이 ‘알아서’ 공부하고 있다는 것만 철썩같이 믿고, 낮은 성적의 결과를 받으면 그제서야 아이의 공부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것은 장조림을 만드는데 식초를 두 국자씩 집어넣고 있는 것을 보고도, ‘아, 요리를 잘 하고 있구나’ 하고 철썩같이 믿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완성된 장조림을 맛보고는 인상을 쓰며 말하는것입니다. ‘이거 맛이 왜 이래!’
따라서 필요한 건 아이의 공부 ‘과정’에 관여하는 것입니다. 학습이 일어나는 과정에 직접 멘토가 밀착하여 관리하고 지도해야 합니다. 공부의 과정 속에서 계속해서 관여하고,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요리의 비유를 계속 들자면, 언제 야채를 데쳐야 하는지, 언제 설탕과 간장을 넣어야 하는지, 언제 불을 꺼야 하는지, 언제 재료를 섞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실제로 실천할 수 있게끔 옆에서 지켜보는 것입니다. 공부의 과정 속에서 실시간으로 상담하고, 언제 무엇을 공부해야하는지 관리하고 그것을 실제로 제대로 학습하게끔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야말로 불 보듯 뻔한 것입니다. 제대로 된 순서와 과정으로 요리를 하면 맛있는 음식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듯이, 제대로 된 방식으로 공부를 하면 좋은 성적은 따라 나오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성적이 나쁘다는 것은, 뭔가 제대로 된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성적’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공부의 ‘과정’을 가지고 이야기 해야 합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학습관리의 정석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학습관리의 정석과 정확하게 반대로 행동합니다. 아이의 공부의 ‘과정’에는 무관심하다가, 성적이 나쁘면 그제서야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려 접근하는 것입니다. 시험 결과를 보고, 결과가 부진하니 “공부해라, 공부해라” 반복할 뿐입니다. 그러나 이는 생산적인 피드백이 아닙니다. 아이가 공부할 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들을 제시해야 합니다.
“공부는 혼자 하는 거 아니예요?” 하고 말하며, 학습의 과정에 관여하는 것을 꺼립니다. 그러나, 혼자서 잘 공부할 수 있는 아이들은, 이미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의 아이들입니다. 대부분의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입니다. 그 도움은 공부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도움입니다.
공부의 과정을 지켜보면, 문제는 명약관화하게 드러납니다. 영어 단어를 외우라고 시켰는데 멍하니 책만 들여다보고 있다든지, 수학 문제를 풀라고 했는데 식을 희한하게 여기저기에 중구난방으로 쓰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든지, 암기과목을 공부하게끔 했는데 책을 한 번 훑어 보고는 다 공부했다고 주장하는 등, 옆에서 한 두시간만 같이 공부해도 문제는 바로 드러납니다.
저희 공부습관 멘토 선생님들이 학생과 밀착 관리를 한 이후에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학생 공부를 관찰하는 게 왜 필요한지 몰랐는데, 확실히 아이가 공부를 비효율적으로 하네요.” 아이가 공부하는 과정을 쳐다본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어른들은 쉽게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공부의 과정을 지켜보고 관리, 감독하는 것은 사실상 학습 관리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가장 중요합니다. 잠깐만 지켜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장조림에 식초를 들이붓고 있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