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생의 서로 다른 공부 스타일 (1)

 

-나는 어떤 유형일까?


서울대에 합격한 최상위권이라면 공부방법이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나와 어떻게 다를까'하는 호기심에서부터 '나도 그렇게 해봐야지' 벤치마킹해보려는 의도에서든, 많은 학생들이 명문대생의 공부비법에 대해 궁금해한다.  사실 명문대 출신 멘토들이나 합격생들이나 공부한 사례를 살펴보면 공부의 원칙은 동일하다. '기본서를 중심으로 완벽하게 숙지할 때까지 실력을 키우는 공부를 하라'는 주문은 어디에서나 듣는 얘기지만, 실제 이 원칙을 적용하여 실천한 양태는 정말 다양했다. 서울대 합격생 두 명의 공부스타일을 살펴보면서, 나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국어와 영어는 오답률이 높은 문제를 골라 매일매일 조금씩 풀었다.

주제가 어렵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지문은 따로 적어두고 시험 직전에 살펴보았다.

수학은 오답노트에 적어둔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어보며 실력을 쌓았다. "

 

- 2017년 수능만점자의 인터뷰 중 발췌

 

    공부, 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걸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법은 상위권, 최상위권 학생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걸까? 뭐가 다르기에 똑같은 수업을 듣고 똑같은 24시간을 보내고 전혀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일까? 공부법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오늘 글을 주의깊게 읽어주길 바란다. 그간 얘기해왔던 공부의 원칙,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했어요" 
"오답공부를 철저하게 했더니 만점 받았어요"

 

와 같은 얘기와는 좀 다른 얘길 할 예정이니까 말이다. 

 

A타입 - "나는 중학교 때부터 끙끙대다가 답을 찾아냈을 때의 희열을 즐겼지"


멘토는 여지껏 공부의 정석을 항상 '교과서' '복습' '정독' '체계적으로 노트정리' 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A타입에 속했던 김상민 군(가명, 현재 서울대 공대 재학생)은 이 규칙에서 벗어나는 유형이었다. 그렇다고 교과서를 등한시하고 복습과 정독을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왜냐면 멘토가 강조해온 공부의 정석은 결국 핵심이 <배운 내용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목적지는 동일하다. 상민이도 목적지는 동일했지만, 그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이 좀 달랐던 것이다. 


1. 오답노트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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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민 군은 중고교 시절 좋아했던 과목이 수학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권하는 오답노트를 하지 않았다. 아니, 상민이는 오답노트를 정말 싫어했다. "맹목적으로 오답을 여러 번 푸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부분은 학생마다, 실력에 따라 달리 접근할 부분이다. 개념이 정확히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풀면서 '내가 뭘 틀린 거지'라는 것이 감이 안 잡힌다면 반드시 오답을 다시 풀면서 개념확인을 해야 하고, 또 다시 틀린 문제를 풀면서 '지난번에 내가 틀렸던 부분을 완전히 숙지하고 이 문제를 넘어갈 수 있는 것인가'를 확인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민이의 경우는 수학을 좋아하고 또 파고드는 스타일의 상위권이었던지라 이러한 공부방법이 오히려 시간낭비로 느껴졌던 것이다. 


    상민이는 중학교 때부터 수학경시대회에 출전하면서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문제들을 파고들며 연구하고 고민하는 것을 즐겼던 학생이다. 끙끙대다가 문제를 풀어냈을 때, 답을 찾아냈을 때의 희열을 맛본 친구인지라 이런 유형의 학생이라면 


"넌 왜 오답을 안 풀어?"
 

라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수학에 대한 흥미를 식게 만들 수 있다. 상민 군은 또, 


"개념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풀다 보면 개념이 잡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개념만 붙들고 있다 보면 그만큼 문제 풀 시간이 부족해져요"


라고도 했다. 물론, 개념에 대한 이해 자체를 문제를 풀면서 확인하라는 것은 아니다. 상민 군처럼 수학에 대한 감이 평균 이상이고 성취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다양한 문제를 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이 때, 점수가 반드시 90~100점일 필욘 없다. 80점대라 하더라도 수학문제를 대할 때 탐구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내신 시험은 해당 범위 반복학습에 따른 완성도를 중시하기 때문에 흥미가 없어 교과점수가 높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만일, 자신이 탐구형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면 주위의 조언보다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도록 하자. 상민 군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오답노트의 장점에 대해 들었지만, 자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했고 오답노트를 하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같은 문제집을 계속 보는 것보단 여러 문제집을 보는게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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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문제를 수차례 반복해서 풀면서 오답률이 높은 문제를 걸러내는 체크요령.

탐구형이라 하더라도 같은 문제집을 2~3번은 다시 보며 검토해야 한다>

 

    오답노트에서 이어지는 얘기이다. 다양한 문제를 접하면서 수학적사고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같은 문제집을 붙들고 반복하기 보단 다양한 문제집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상민이의 얘기. 하지만 여기에서 주의할 것이 있다. 

 

"한 문제집을 반복해서 보는 것은 3번 정도가 적당해요"

 

    자, 오답노트가 싫다고 해서 틀린 문제는 아예 제쳐둔 것이 아니라는 것! 상민이도 같은 문제집을 반복하면서, 처음에 잘 풀리지 않았던 문제,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들였던 문제, 혹은 다른 풀이과정이 있을 수 있어 다시 접근해보는 문제들을 최소 2번 이상은 봤다는 것이다. 멘토의 학생 중에는 2~3개년 평가원 기출(6,9월 모의고사와 수능)만 반복해서 보면서 유형연습과 함께 풀이과정을 완벽하게 숙지하는 연습을 했던 학생들이 있다. 그럼, 그 학생들은 뭔가를 잘못한 것일까? 아니다. 자신의 실력과 수준을 감안하여 다양한 문제를 접하기 보다 적은 양의 문제 반복풀이를 통해 부족한 수학 실력을 올리고자 함이 목표기에, 상민이와는 목표가 달랐던 것이다. 

다시 상민 군의 얘기로 돌아가서,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수학적 사고력과 풀이훈련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틀린 문제를 재검토하는 과정은 분명히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선행으로 풀었던 문제집, 저 멀리 던져놓고 매번 새로운 문제집을 사서 푸는 사람이 있다면 상민의 얘기를 더더욱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3. 문제는 많이 풀어야 제 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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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올리는 데엔 '양치기' 만한 게 없어요"

 

    이 얘기는 이과지망생에게 국한되는 얘기일 수 있다. 문과지망이면서 수학이 젬병이라면 양치기(문제풀이양을 절대적으로 늘리는 훈련)는 절대 금물이다. 아니, 일단 양치기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불가능한 것을 목표로 놓고 달리면 스트레스 받고 하기가 점점 더 싫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이과지망이면서 수학이 일정 수준 이상 성취도를 보이는 경우에 해당된다. 

 

"특히 수능 수학에서 앞번호 문제들은 바로 답이 나와야 수능에 대비가 가능해요.

그래야 뒤에 나오는 어려운 문제들을 생각할 시간이 확보되죠." 

 

    상민 군은  양치기용 교재로 <자이스토리>를 활용했다. 문제를 많이 푼다는 것은 수학적 사고력이 일정수준에 도달했기에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한다면, 기본기가 된 선수에게 본격 질주를 하라고 권장하는 것과도 같다. 상민 군은 특히 문제를 풀 때, 스탑워치를 활용해서 정해진 수험시간 보다 짧은 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내는 것을 평소에도 꾸준히 했다. 그러다 보니, 점차 더 많은 문제를 빠른 시간 안에 푸는 것이 익숙해져 수능에서도 조금의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문제를 푸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4. 결론 - 나는 '도장깨기' 유형

 

"잠은 충분히 잤어요. 학원보다는 학교 수업에 충실했고요.

문제집을 여러 권 보기 보다는 교과서 위주로 복습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수능 만점자들의 단골 레퍼토리입니다.

마치 사전에 '이렇게 인터뷰하자'고 모의하기라도 한듯,

"잠은 하루에 예닐곱시간씩 푹 잤고, 고3에 올라오면서부터는 혼자 공부할 시간이 필요해 학원부터 끊었다.

수능 준비는 학교 공부만으로도 충분하다." 고 입을 모읍니다.

 

- 수능만점자들의 공통된 인터뷰 멘트 발췌

 

이제 정리를 해 보자. 분명, 상민 군의 공부 스타일은


"교과서 중심으로 예복습 철저히 했어요"
"오답노트를 잘 활용했더니 만점 받았어요" 
"EBS 교재로 한 우물 팠어요"

 

    유형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유형의 학생에게 '넌 왜 남들 하는대로 안 하고..' 하고 핀잔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누구나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고, 자신에게 적합한 공부방법, 교재, 계획이 있다. 
   

    자신이 상민 군처럼 탐구형에 도장깨기 스타일로 공부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주위의 시선이나 다른 친구들의 공부 스타일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스타일을 밀고 가도록 하라. 몸은 옷에 맞춰 바꿀 수 있지만, 공부는 자신의 성격와 실력수준, 스타일에 맞춰야 한다. 남들이 해서 효과있다고 무조건 따라 가지 말고 자기 자신의 유형을 잘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길 바라면서, 오늘은 수능만점자들의 비슷비슷한 고백과는 좀 다른, 서울대 합격생의 공부법 스타일에 대해 얘기해보았다. 
 

    다음시간에는 또다른 서울대 합격생의 얘기를 살펴보며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모색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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