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시 합격, 어떻게 준비했을까

 

- 중학교 운동부에서 고교 전과목 1등급까지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해서는 세간에 떠도는 풍문이 정말 많다. '별도의 학생부 관리 사교육을 받지 않는 이상 어렵다' '자사고가 아니면 어렵다' '결국 내신이 좌우한다' '엄마가 부지런해야 한다' '금수저용 전형이다' 등등 온갖 오해와 소문이 무성하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이상욱 군(현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부 재학)이 일반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 선발전형에서 합격한 얘기를 들으면 학생부 종합전형의 본래 취지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떠도는 풍문은 언제나 '~카더라'에 불과할 뿐, 합격소식에 과장과 소문이 덧대어져 만들어진 부정확한 정보이기 때문에 실제 합격자가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살펴보면서 학교활동의 기준을 잡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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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서울대는 기술가정도덕 포함 전과목 A의 모범생만 가는 곳이란 선입견이 강한데...
 

A1. 중학교 때 역도부였다. 수업을 다 빼먹고 훈련할 정도의 운동부는 아니었지만 공부 안 했다. 그렇다고 메달을 따고 성과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공부도 안 했고....주로 놀았다.  공부를 안 했는데도 전교 300명중에 100등안에는 들어갔으니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라고 자부했었다. 나중엔 착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중학교 땐 공부 안 하고 말썽 피우는 집단에 속했던지라, 그 때를 되돌아보면 그 때 선생님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내가 서울대 들어갈 거라곤 전혀 상상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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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네이버 지식인에 보면

"저 지금 중학생인데 점수가 몇 점 몇 점인데 지금부터 공부해서 서울대 갈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이 올라오는 걸 본다. 나는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다.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을거라고"
 

 

Q2. [공부법] 고1 성적이 고3 졸업성적이란 말이 있다. 중학교 때도 안 좋았던 성적이 고등학교 올라와서 전과목 1등급으로 오르게 된 비법이 무엇인가?


A2. 그 얘기 나도 들어봤다. 하지만 나는 고1때 시험을 칠 수록 성적이 올랐다. 물론 천천히 오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다 성적향상이 탄력을 받은 시점이 고2이다. 고2때 우연한 계기로 A4 용지에 교과서나 공부한 내용을 안 보고도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반복해서 교재를 읽고, 개념은 책을 안 보고 정리하는 형태로 공부했다. 노트정리 공부라고 해야 할까. 중학교 때는 일단 교과서를 읽고 주요 내용을 파악하는 식으로만 공부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노트정리를 반드시 했다. 내 손으로 써서 정리를 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이 마침, 내신시험에서 서술형문제가 출제되기 시작한 시점이라 큰 효과를 봤던 것 같다. 눈으로 훑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론 서술형대비가 되지 않는다. 노트정리하는 공부법 덕분에 서술형에 강한 학생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강의 듣고 몇 번 외워서 공부하는 것과, 공부한 내용을 덮어놓고 백지에 내용을 써보는 것은 정말 차이가 크다. 직접 해 본 사람의 공부의 완성도가 어떻게 다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공부하다 보니 성적이 급격하게 오르진 않아도, 내심 공부가 잡혀간다는 느낌이 들었고, 내 공부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과 함께 안정감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자기가 아는 것을 손으로 직접 써보면서 정리하는 공부가 정말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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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정리 예시사진>

 

Q3. [공부법] 노트정리법 외에 자신의 공부 키워드가 또 있다면?

 

A3. 시중에 참고서, 교재 정말 많다. 내가 공부할 때 참고서 보고 공부하는게 한창 유행할 때였는데,사실 시험문제는 교과서에서 다 나온다.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해서 서울대 갔어요" 이게 딱 내 얘기다. 일단 교과서와 학교 수업에 집중하는걸 최우선으로 했다. 내신시험은 아무리 뭐라 해도 학교 선생님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정신 차리고 듣지 않으면 출제경향을 파악하지 못한다. 모의고사와 내신을 한꺼번에 공부하느라 힘들다고 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나는 고3때까지 내신 중심으로만 공부했다. 하지만 공부하는 방법이 이미,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서술형으로 내가 풀어써보는 방식으로 하다 보니 모의고사에서도 수학과 과학탐구 과목은 1등급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차피 고2때부터 학교 수업을 수능 교재로 하다 보니, 내신과 수능의 경계를 긋는 것도 사실상 큰 의미 없다. 과외를 하다 보면 요즘은 그 경향이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럴수록 중심을 잡고 학교수업에 집중하는 태도가 매우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Q4. [수시전략] 수시에 올인하게 된 계기와 전략 포인트가 궁금하다


A4. 모의고사를 볼 때 수학과 과학은 안정적으로 등급이 나왔지만 국어와 영어가 문제였다. 1~2등급이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정시로는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 수시로 마음을 굳혔다. 1~2학년때 성적이 상승세를 그리면서 쌓아둔 내신등급이 있으니 학생부 전형(당시 입학사정관 전형이었던 지역균형선발)을 노려보자, 하고 내신과 학생부 관리에만 올인했다. 학생부 관리 포인트는 분야별로 설명하자면...

 


진로 / 자율활동 키워드 : 활동보고서를 작성하여 학교에 지속적으로 제출


    학교에서 한 체험활동은 그냥 활동한 것에 그치지 않고 전공과 연결해서 활동보고서를 작성한 뒤, 학교에 제출했다. 학교에서 했던 체험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인천 폐기물 매각장에 갔는데 폐기물에서 메탄가스가 엄청나게 나온다는 말을 듣고, 에너지 자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에너지자원공학부 지원하게 된 동기를 쓰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서울대 캠프에도 참가해봤고 여러가지 활동을 많이 했는데, 특별한 활동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기록을 남기는 것은 나중에 자소서를 쓰는데에 도움이 되니 기록을 꼭 남길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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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해당부분 발췌>


동아리 활동 키워드 : 전공과 무관한 동아리를 해도 괜찮다


    1~2학년 때는 진로와 관계없이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을 따라서 동아리를 했다. 3학년이 되어서야 관심분야와 유관한 동아리(환경동아리)를 찾아서 활동했다. 종종, 진학하려는 전공분야와 유관한 동아리에 들어가야 하는게 아니냐고 질문을 받을 때가 많은데, 내 경험으론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1,2학년 때 전공이 확실하게 정해지는 경우도 잘 없고, 나 역시 그랬기 때문에 진로활동과 자율활동에 더 많이 참가하면서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가졌고, 실제로 학교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전공탐색을 할 수 있었다. 고1 새학기부터 동아리와 진로를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진로/자율활동처럼 동아리 활동도 꼭 동아리 활동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활동을 한 그 자체에 만족하지 말고 뭔가(기록)를 남기려고 노력하는 것이 여기도 중요한 것 같다. 

 

독서 활동 키워드 : 딱히 안해서 지금도 후회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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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과다 보니 독서에 많이 소홀했다. 문학작품도 많이 안 읽었고. 지금은 그 부분이 제일 아쉽고 후회된다. 전반적으로 국어에 관심이 없었다. 평소에 독서습관이 정말 중요하고 글자와 친해지고 자꾸 읽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국어 공부하면서 느꼈다. 학생부 관리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어를 공부하는 데에도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서울대 자기소개서 4번 문항은 독서활동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국어공부도 중요하고 수시를 준비하는 데에도 중요하니 평소에 독서하라는 조언을 꼭 해주고 싶다.
참고로 내가 자소서에서 쓴 책은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 없다>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였다. 

 

수상실적 : 공부의 연장선상이라 생각하고 부담없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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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적으로 교내 경시대회는 입상가능성 따지지 않고 많이 참가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교과목 경시대회는 다들 개설하는 걸로 안다. 귀찮아하면서 참가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은데, 수시를 생각한다면 학교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화학이나 수학이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교과목이기 때문에, 공부의 연장선상에서 부담갖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대로 참여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1,2학년때는 딱히 수시를 염두에 두고 했다기 보다 말 그대로 '공부의 연장선상'이라 생각하고 참여하다 보니 그 덕에 화학경시대회와 수학경시대회, 과학논술, 연구보고서 대회에서 수상경력이 생겼고,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수시 준비할 때에도 뒷받침이 될 수 있었다. 

 

면접대비 : 풀이노트, 정리노트를 만들었던 공부법이 빛을 발했다 
 

    논술대비는 했지만 논술문제를 풀어보니 준비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유명한 논술 선생님의 강좌를 개설해서 나도 수강했는데 그 선생님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 강의를 듣는다고 논술이 된다고 착각하지 마라" 정말 맞는 말이었다. 오히려 내가 혼자서 교과서를 정리하면서 공부했던 것, 수학 풀이과정을 하나 하나 꼼꼼히 정리해가면서 문제를 풀었던 것이 논술대비와 면접대비에 큰 도움이 되었다. 


Q5.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5. 질문에 대답하면서 다시 한번 드는 생각은 수시준비의 핵심은 '학교'였다는 것이다. 공부도 내신중심, 학교수업 중심으로 했고 학교활동도 공부의 연장선상이라 생각하면서 부담없이 참여했던 것이 나중에 큰 수확이 되었다. 결국 공부할 때 노트정리하면서 했던 방식이 면접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수시 준비의 모든 것이 '학교'중심이었다. 학원 한번 다녀본 적 없고 논술수업도 학교에서 신청하여 들었던 것이 내게는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해 일반고는 불리하다,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 여러 얘기가 많지만 내 경우에 비춰보면 '학교에서 하는 것만 충실히 따라도 충분히 서울대 합격할 수 있다' 로 요약이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지 말고 학교를 중심으로 고교 생활을 즐기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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