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칼럼: 연대에서 공부하는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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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멘토링을 하면 무엇이 좋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학생이 왜 멘토링을 받아야 하는지와 관련해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의 멘토링이 굉장히 특별하고 우수한 과외 수업인 것은 아닙니다.
때때로 저희 멘토들 중 일부는 아예 학생들에게 훌륭한 학원이나 인강을 추천하곤 합니다.
특정 과목의 수업이라는 한정된 영역에서 긴 시간을 들여 전문성을 쌓고
많은 수강생들의 인정을 받은 강사들보다 멘토들이 더 우수한 수업을
제공할 수 있을 가능성은 굉장히 작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다수의 멘토들은 현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서 재학 중인데,
비록 본인들이 고등학생 때 공부를 잘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곧 훌륭한 강사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멘토링이 좋은 이유는 멘토링 내에서 훌륭한 수업이 제공되기 때문이 아니라,
학교, 학원,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받은 훌륭한 수업을
학생이 소화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입니다.
만일 좋은 수업만 받으면 좋은 성적이 뒤따라오다는 명제가 성립된다면,
같은 인강을 듣는 전국 수만 명의 수험생은 동일한 성적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종국에는 혼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혼자서 공부를 잘할 수는 없기에 멘토의 도움이 유의미합니다.
멘토들은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 알려주고 학습 계획을 세워줍니다.
또 계획을 세워주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실제로 그 계획을 학생이 이행할 수 있는 공부습관이 잡히도록 학생 곁에서 함께합니다.
올바른 공부법에 따라 장시간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니, 성적이 상승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 때때로 공부법 멘토링, 공부습관 멘토링의 범위는
위에서 쓴 바와 같은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기도 합니다.
멘토들이 헌신적인 태도로, 지도하는 학생들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보고
무엇이라도 더 해주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멘토링을 받고 있는 J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J 학생의 어머니는 굉장히 감동한 목소리로, 공부습관 멘토와의 멘토링 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J 학생이 집에서 밤잠을 줄여가며 더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J 학생을 담당하고 있는 멘토의 이름은 K였는데, 우리는 K 멘토에게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도왔기에 단시간에 J 학생의 태도가 급격히 변할 수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K 멘토가 대답했습니다.
“공부습관 멘토링을 하면서, J에게 제가 다니는 연세대에서 같이 공부하자고 했어요.”
지난 며칠간, K 멘토는 J 학생이 방과 후 연세대로 오도록 했습니다.
공부습관 멘토링의 내용 자체는 크게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J 학생의 곁에 앉아, J 학생이 계획대로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어려운 것은 없는지,
혹시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연세대 캠퍼스에서 이루어진 멘토링의 성과는 놀라웠습니다.
공부를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다소 막연한 태도만을 취하고 있었던
J 학생의 얼굴에, 공부를 할 때마다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도 연세대에 다니고 싶어요.”
이후 저희는 K 멘토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어떻게 J 학생을 연세대로 불러 함께 공부하자고 할 생각이 들었냐고 말입니다.
이에 K 멘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J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어떤 것을 이룰 수 있는지 직접 체험하게 하고 싶었다고요.
그날 저희는 학생에게 꿈과 목표를 세워주는, 올바른 멘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굳이 말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기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J 학생의 모의고사 성적은 지금까지의 성적 중 최고점을 기록했습니다.
당연하지만 점수만 오른 것이 아니고 등급도 월등히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J 학생은 K 멘토와 함께 착실히 공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