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렬 멘토(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

 

많은 부모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 애는 공부를 아예 안 해요. 대체 왜 저러는 걸까요?”

그럴 때마다 저는, ‘정말 안 하는 걸까, 아니면 못 믿는 걸까?’를 먼저 묻고 싶어집니다.

 

저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제대 후 두 번의 수능 끝에 고려대에 입학 했습니다.

중학교 땐 공부에 관심이 없었고, 고등학교에서는 수능과 전혀 관련 없는 과목만 배웠습니다.

그리고 고려대에 들어와서 학원과 과외를 통해 만난 아이들의 모습에서 저의 옛날을 보기도 했고 아낌없이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공부를 안 하는 아이들의 진짜 이유’, 그리고 ‘공부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머리가 나빠서 안 돼요”라는 말 뒤에 숨은 진짜 마음

 

애들이 공부가 안 되면 거의 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난 머리가 나쁜가 봐, 나랑은 안 맞아’

 

 

아이들은 점수가 안 나올 때, 공부가 안 될 때, ‘난 머리가 나빠서’라고 단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말은 사실, '노력해도 소용없을 거야'라는 포기의 다른 표현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왜냐하면, 열심히 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해보지도 않고 지레, '난 해봤자 안 될거야' 라고 움츠러드는 겁니다.

아직 계단 하나도 오르지 않았는데, 이미 정상을 포기해버리는 거예요.

 


공부는 갑자기 확 오르지 않아 – 계단식 성장의 법칙

 

공부는 수직 상승이 아니에요. 계단처럼 올라가요.

근데 애들은 계단 하나 못 오르면 그냥 포기해버려요.

 

성적은 갑자기 확 오르지 않습니다.

조금씩 쌓아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딱’ 올라가는 구간이 생기죠.

그걸 계단식 향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계단 오르기 전’의 지지부진한 구간을 견디지 못하고 너무 빨리 포기해버립니다.

 


 

공부는 결국 자기 몫 – 강의도, 선생님도, 학원도 아닌

 

좋은 강사, 좋은 학원? 다 중요하죠.

근데 그게 전부라면, 다 100점 맞아야 합니다.

결국, 자기가 하느냐가 차이를 만드는 거예요.

 

 

아무리 좋은 강의를 들어도, 좋은 선생님에게 배워도,

결국 공부는 ‘자기 몫’입니다.

아무리 좋은 선생님, 좋은 학교 시스템 안에 있어도 내가 안 하면 아무 소용 없어요.

 


공부를 안 하는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할 수 있는데 넌, 안 해본 거야.

안 해서 안 되는 거지, 못 하는 게 아니야!

 

지금도 제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자주 해주는 말이 이겁니다.

"할 수 있어. 진짜야. 너는 안 해봤을 뿐이야."

공부, 물론 어렵습니다.

저는 수능을 쳐보기로 결심하고 수능수학 시험지를 펼쳤는데요, 단 한 문제도 풀 수가 없었습니다.

수능교과와는 무관한 고교 과정을 밟았기 때문에 노베이스라는 말로도 표현이 안 되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수포자 탈출 인강도 듣고 중학 영어 인강도 들었습니다. 해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시도해보았습니다.

 

혼자 하려면 외롭고, 안 되면 자존심도 상하죠. 하지만 노력은 배반하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매달린 결과, 저는 저의 노력을 배반하지 않는 결과를 얻어냈으니까요.

 


 

포기하지 마세요

 

아이가 공부를 안 하고 있다면, ‘의지 부족’이나 ‘게으름’만을 의심하지 마세요.

혹시 이미 마음속에서 자기 가능성을 포기한 건 아닐지,

“나는 원래 안 되는 애”라고 스스로 낙인 찍은 건 아닌지,

한 번만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봐주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이 말을 전해주세요.

“지금 너는 안 해봤을 뿐이야.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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