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규 멘토(고려대 국어국문학)

"표현상의 특징" 문제, 왜 열심히 공부해도 계속 틀릴까?

 

수능 국어를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표현상의 특징’ 문제를 유독 어려워합니다.

내신에서 3등급 정도를 기록하는 학생들만 봐도 이 파트를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밤을 새워가며 표현법을 외우고, 정리하고, 연습하는데도, 막상 수능이나 모의고사에서는 문제 하나 푸는 데 4~5분씩 쓰다가 결국 멘붕에 빠지곤 합니다.

 

심지어 "이제 재수해야겠다"는 절망까지 느끼게 되지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1. 문제는 ‘표현법’ 자체에 있지 않다

 

학생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표현법' 그 자체에만 몰두하는 것입니다.

표현법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정작 평가원이 문제를 통해 묻고자 하는 핵심 논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평가원이 정말로 묻고 싶은 것은 '반복', '대조' 같은 표현기법 그 자체가 아닙니다.

표현을 통해 드러나는 의미, 맥락 속에서의 역할을 읽어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선지에 이렇게 쓰여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반복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시대의 암울한 배경을 드러낸다."

 

 

 

이 선지에는 두 가지 판단 포인트가 있습니다.

 

  • 반복적 표현이 사용되었는가?

  • 그 표현이 시대의 암울함을 드러내는가?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오직 ‘반복’을 찾는 데만 집중합니다. "여기 반복이 있나, 저기 반복이 있나…"

정작 ‘시대의 암울함’ 같은 큰 맥락은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도요.

특히 이육사 같은 시인의 작품에서 '어둠' 같은 단어가 반복된다면, 한국 학생이라면 대부분 암울한 시대 상황을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쉬운 부분은 넘기고, 오히려 덜 중요한 표현법에 매달리다 보니 함정에 빠지는 겁니다.

 


 

2. 정답에 접근하는 올바른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더 명확하고 판단 가능한 정보부터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앞선 예시에서 '시대의 암울함'처럼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체크합니다. 그게 맞으면 넘어가고, 더 모호한 부분은 빠르게 패스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장면을 연속적으로 나열했다', '빈번한 전환이 있다' 같은 표현들은 기준이 애매합니다.

'두 번'이면 적은 걸까요, '세 번'이면 많은 걸까요? 이런 건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평가원은 애매한 기준으로 정답을 고르도록 유도하지 않습니다. 모호한 선지는 오히려 의심하고 넘어가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3. "문제 중심"이 아니라 "기출 중심"으로 접근하라

 

'표현상의 특징' 유형을 공부할 때, 단순히 유형별 풀이법을 외우는 데 그쳐선 안 됩니다.

평가원이 실제로 출제하는 방식, 즉 기출 문제를 분석하는 기준을 몸에 익혀야 합니다.

이는 수능 영어 독해와도 비슷합니다. 영어에서는 전체 선지를 하나하나 세세히 확인하는 게 아니라, 의미가 명확히 안 맞는 선지부터 제거해 가며 풀이하죠. 국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표현법 하나하나를 따지기보다는, 명확하게 판단 가능한 정보부터 냉정하게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4. 수험생에게 전하는 조언

 

마지막으로, 표현상의 특징 문제에 좌절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표현상의 특징 문제는 공부량이 아니라 분석 방식이 승부를 가른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출을 통해 평가원의 출제 의도, 표현의 의미, 논점을 읽어내는 훈련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이걸 공부했으니까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거야"

 

라는 마음으로 문제에 달려들지 마세요.

항상 냉정하게, 판단 가능한 정보부터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그것이 바로, 표현상의 특징 문제를 정복하고, 수능 국어 점수를 끌어올리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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