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규 멘토(고려대 국어국문학)

 

국어를 공부할 때 고전을 마주하게 되면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일단 평소에 쓰지 않는 낯선 어휘들에 당혹감을 느끼고, 생소한 표현이 등장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난감함을 느끼기 때문인데요.

마치 외국어로 된 글을 마주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거죠.

그래서 영어를 공부할 때처럼 낯선 고전 어휘들을 모두 외워주겠다~! 하고

아까운 공부시간에 어휘를 외우는 친구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고전문학에서 평가원의 출제 포인트는 절대 절대! 어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굳이, 그 어휘들을 외우지 않더라도 사실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예를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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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9월 고3 모의고사 (32-34번 문항)에 허난설헌의 <규원가>가 출제되었습니다.

한자어와 고어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 어렵게 느꼈을텐데요.

그 중에 "설빈화안" 이라는 단어와 "면목가증"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무슨 뜻인지 대부분 모를거라고 생각합니다.

 

헌데 이 "면목가증"이라는 단어는 맨 밑에 주석을 달아서 "남 보기에 좋지 않은 얼굴"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지요.

한마디로 못생긴 얼굴이란 뜻입니다. 😭

 

그럼 "설빈화안 어디 두고 면목가증 되거고나" 하는 부분을 보면

"설빈화안 어디 두고 못생긴 얼굴이 되었구나" 라고 해석이 되겠죠?

그럼 어디 간건 뭐겠어요? 예쁜 얼굴이겠죠~

 

수능 필수 한자성어래! 외워야지~

눈 설자, 귀밑머리 빈, 꽃 화, 얼굴 안... 고운 머리채와 꽃 같은 얼굴....

이렇게 외울게 아니라 면목가증과 대립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반대되는 뜻을 가졌겠구나 하고 의미를 유추해내는 과정을 거치면 되는 겁니다.

 

또 예를 들어 볼까요~

고전작품에서 "OO화" "ㅁㅁ화"가 나오면 그게 무엇인지 외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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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가 필수어휘라고 하니까 또 외우고 싶어지나요~

이화가 복숭아 꽃인지 배꽃인지는 전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닙니다.

이 고전시가를 출제하고 묻고자 하는 의도는 단어 뜻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이화'를 보면 어떤 반응을 해야 하느냐...

 

아~ 꽃인가 보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어휘공부를 통해 모두 이해하겠다고 접근하면 출제의도를 벗어나는 잘못된 공부방법인 것이지요.

만일, 어휘를 성실하게 다~~ 외워서

고전 어휘의 마스터가 됐어!

처음부터 이 지문들을 전부 다 읽었어!

오케이 이해했어!!!

 

이렇게 하면 고전 지문들을 다 읽는 데에만 7-8분이 걸립니다.

고전시가의 경우, 문제를 풀 때 권장되는 시간이 5-6분 정도이고,

그래야 독서까지 무리없이 시간을 맞출 수 있다고 하는데요.

고전 지문 읽는 데에만 7-8분이 들어버리면 시간이 부족해지죠.

 

 

SE-1f1fea7f-4da6-4669-b4db-fa25ec4047b5.png게다가, 너무 많은 양의 정보를 읽었기 때문에 문제를 풀다가 다시 지문으로 돌아가서

 

이게 어디 있더라...

 

찾는 과정을 또 거치게 됩니다. 과부하가 걸리는 거지요.

그래서 고전문학을 공부할 때 고전 어휘를 암기해야 된다?!

이런 방법은 분명코 잘못된 공부방법입니다.

 

고전문학이 외국어처럼 어렵게 느껴졌던 학생들에게 고전문학 어휘 어떻게 공부할지를 알려드렸습니다.

 

정말 필수적인 50-100개 사이의 단어들만 가지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단어들도 그 단어들로부터 파생되는 것이니까요.

이 파생되는 것을 어떻게 연결지을지를 연습하는 것이 우선이지 외우는 것이 우선이 되어서는 아니 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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