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를 이용한 자기주도학습 실천법

 

 

 


김세한 원장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과 졸업)

 

     모의고사가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졌습니다. 어제의 일은 이미 지나간 일, 아쉬움이 없는 시험이 어디 있으랴. 결과에 대해 너무 속상해 할 필요도 없고, 또 모의고사니 상관없다고 안심할 필요도 없습니다.
멘토는 지금까지 여러 많은 시험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시험이란 어떤 의미일까?’


    끝나고 나면 또 다른 것을 준비해야 하는, 평생 치러야 하는 지긋지긋한 통과의식? 혹은 이 시대의 무한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원흉? 시험만 쳤다 하면 1등을 하는 학생에겐 어떤 의미이고, 공부와는 담을 쌓은 학생에겐 또 어떤 의미일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특히 학생들은 시험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혹시 그냥 어른들이 하라고 하니까, 남들도 다 하는 거니까 얼떨결에 하게 되는 그런 건 아닐까?


    이런 사소한 궁금증 내지는 질문들이 나로 하여금 이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 글에서 세상에 있는 모든 시험의 본질이나 의미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학생들에게 있어 시험이라는 것을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관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해볼 수 있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죠. 덧붙여서, 멘토의 개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시험을 대하는 바람직한 방법에 관해서도 아주 살짝 다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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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멘토 얘기부터 시작을 해볼까 합니다.


    멘토는 중학교를 3등으로, 고등학교를 5등으로 졸업했습니다. 이렇게까지만 이야기하면 그냥 ‘공부를 잘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이겠지만, 사실 이 속에는 중고등학교 6년 내내 항상 내신시험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범생이’로 보통 시험 한 달 전부터 시험공부를 시작했던 멘토는, 내신시험이 끝나면 얼마 안 있어 또 닥칠 다음 내신시험 때문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멘토에게, 시험이란 존재는 항상 멘토를 긴장하게 함과 동시에 자격과 명성을 가져다주는 존재였죠. 그래서 무작정 싫어할 수도, 그렇다고 좋아하기만 할 수도 없는 그런 애증의 존재가 바로 시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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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험을 치르면서, 나름대로 멘토는 시험에 대한 여러 가지 노하우들을 터득했습니다.
   

    시험 전에는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으며,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는 순간에는 어떻게 하며, 시험을 보고난 후에는 어떻게 다시 피드백할 것인지에 관해서 시행착오를 통해 멘토에게 맞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멘토는 시험 전과 시험 순간에는 뛰어났을지 몰라도 ‘시험 후’는 그다지 훌륭하지 못했습니다. ‘용두사미’의 자세로 시험을 대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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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성적이 오르지 않고 슬럼프를 겪었습니다.


    그러다가 엄청난 충격과 깨달음을 받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화학 선생님께서 자습감독으로 들어왔을 때였는데, 그 날은 모의고사를 치른 후 이틀이 지난 날이었죠. 그 때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모의고사는 다 잘 봤나? 에이 뭐 다 잘 봤겠나, 잘 본 사람도 있고 못 본 사람도 있고 뭐 그런 거지. 근데 너희들 모의고사 채점해 본 다음 다시 풀어봤니?”


멘토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이미 지나가버린 모의고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선생님을 기분이 조금 상한 채로 쳐다봤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시험이라는 거 말야... 채점해서 틀린 거 보고 그러면, 다시 풀었을 때 만점 받아야하는 거 아닌가?
다시 풀어보면 다 맞아야 하는 거 맞잖아.
너희들 근데 그래? 다시 풀면 다 맞을 수 있어?
대부분은 안 그럴걸... 공부 그렇게 하면 안돼. 다시 풀면 다 맞을 때까지 해야지.”

 


멘토에게 이 말은 너무나도 충격이었습니다.


    이런 말씀을 왜 고3 막바지에서야 들을 수 있었을까하는 원망스런 부분도 있었지만, 시험에 대한 생각을 아예 바꿔버린 감사한 말씀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후에 멘토는 시험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고, 시험 전도 중요하지만 시험 후에 더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틀린 원인을 체크해보고 그것을 체계화해서 개념을 몰라서인지, 단순 실수였는지, 응용력의 부족 탓이었는지 파악하였습니다.


    알고 있는 것을 백지에 다 적어보는 연습을 하고, 틀린 문제들은 보물 다루듯 소중하게 따로 모아두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과 명상도 빼먹지 않았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험 후 과정들이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틀린 것은 냉철하게 받아들이고 다음엔 절대 틀리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남이 대신해줄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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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마다, 사람마다 시험의 의미는 다 다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시험, 나아가 공부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해본다는 것과, 시험은 시험 이전보다 시험 이후가 더 소중하다는 사실입니다. 사소한 것일지 모르지만 그 고민을 해 본 학생과 하지 않은 학생은 차이가 납니다. 학부모들께서도 아이들에게 높은 점수와 시험의 압박을 느끼게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시험을 통해서 뭔가를 배울 수 있게끔 하셔야 합니다.


    당장의 시험결과를 위해서 점수를 획득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아는 것을 확인하고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한 공부가 진짜 공부 아닐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고, 때론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아직 치르지 않은 내일의 시험지가 아니라, 이미 치르고 난 어제의 시험지가 아닐까요?

 

혹시 책 더미 밑이나 쓰레기통 어디선가 다시,
제발 자기 좀 봐달라고 하는 시험지가 있지는 않은지...
어제 치른 시험지, 안녕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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